이모 제2화: 와사비맛 새우과자와 3시 반의 약속
이모와 함께 학교에 가는 수니의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이모는 수니에게 말했다.
“수니야, 새로 나온 과자 있는데 뭐게~?”
“새로 나온 과자~ 음, 혹시 무슨 맛인데?” 수니는 이모와 스무고개를 시작했다.
“해산물 맛.”
“아항, 그럼 갑각류야, 아님 연체동물?”
이모는 수니의 어휘력에 눈이 동그래지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수니야, 너는 어려운 단어도 잘 아네. 그냥 이모가 앞글자를 말해줄게. ‘새’.”
“새라면 새우깡일 확률이 높은데.” 수니는 이모의 눈치를 살짝 보며 말했다.
이모는 역시나 깜짝 놀라며 말했다.
“너 천재 아니야? 새우깡 맞아. 그런데 와사비맛이야, 진짜 맛있겠지?”

수니는 이모의 과장된 리액션에 즐거워하며 가방을 추켜 올렸다.
“응, 지금은 못 사 먹으니까, 이따가 집에 오면서 사 먹자 이모!” 수니의 말에 이모는 다시 행복해졌다.

학교 정문 앞에 도착하자, 수니는 이모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모, 여기까지만. 안에는 혼자 들어갈게.”
“응, 알았어. 그럼 이모는 이따가 여기서 기다릴게!” 이모가 환하게 웃었다.
“이모, 기다리지 말고 집에 가 있어. 나 수업 끝나면 혼자 올 수 있어.” 수니가 차분하게 말했지만, 이모는 고개를 저었다.
“안돼, 이모는 수니 데리러 오는 게 규칙이야. 규칙!”

수니는 작게 한숨을 쉬었지만,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알았어. 그럼 집에 갔다가 3시 반에 여기로 와줘. 알았지?”
“3시 반! 알았어!” 이모가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며 씩씩하게 대답했다.

수니는 교문을 들어서며 뒤를 돌아봤다. 이모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수니도 작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교실로 향했다.